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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야기

출처날씨담은 항아리 (김학송)

경인년 새해(2010년)는 밝았지만 한반도는 눈으로 시작되었다.
1월 4일 서울의 눈은 1937년 관측 이래 최고치인 25.8cm를 기록하였다. 또한 2월 9일부터 13일 오전까지 강원도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대관령이 85.3cm를 기록하였고 속초 70.6cm, 강릉 68.0cm 그리고 충북 충주에서 13.5cm를 기록하였다.
설 연휴 첫날인 13일은 일부지역에서 눈이 내렸지만 비교적 좋은 날씨를 보였다.
눈이 내리면 제일 먼저 강아지와 어린아이들이 좋아한다고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눈이 오면 교통이 마비되고 비닐하우스 등 피해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온 세상을 하얀 눈으로 덮어 버리니까 마음까지 깨끗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눈 오는 날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던 옛 기억이 살아난다. 그나저나 눈이 내리면 울적했던 마음이 즐거움으로 바뀌니 눈은 분명 요술쟁이인지도 모른다. 영화 ‘러브스토리’나‘설국’을 보더라도 눈 속에서의 즐거움은 아름다웠고, 그 속으로 내 자신이 빠져들어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

겨울이면 눈이 내려야 겨울답다 하고, 많은 눈이 내리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했다. 겨울답게 추워야 농작물 병충해에 대한 걱정도 줄게 되고 수량도 풍부해서 좋다고 하지 않았는가!
“눈” 이야기로 마음을 풀어보자. 즐거움도 주고 피해도 주는 눈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눈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昇華(고체가 기체 또는 기체가 고체로 변하는 현상)됨으로써 만들어 지는데, 주로 육각형 모양의 아름다운 꽃모양으로 내린다. 그렇지만 꼭 육각형의 모양으로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바늘처럼 가늘고 길게 형성되기도 하고(침상針狀), 바늘보다는 어느 정도 각을 가지면서 만들어지기도 하며(각주상角柱狀), 얇은 판처럼 옆으로 퍼진(판상板狀)모양의 눈도 만들어지는데, 이들의 조합으로 아주 복잡한 형상으로 눈은 만들어진다.

눈은 공기의 온도나 수증기량에 따라 달라진다. 0℃에서 영하 4℃ 정도에서는 판 모양의 눈이 만들어지고, 영하 4℃에서 영하 10℃ 정도에서는 바늘처럼 뾰쪽한 눈이 만들어진다. 영하 20℃ 이하에서는 거의 바늘모양의 눈으로 내린다. 날씨가 매우 추울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얼굴 일부분에서 따끔따끔한 느낌을 경험했을 것인데, 이것이 바로 바늘모양의 결정이 얼굴을 찌르는 것이다. 또한, 육각형의 나뭇가지모양으로도 나타난다. 침상이나 각주상, 판상으로 내리는 눈雪이외에도 직경이 1mm 보다 아주 작은 백색의 얼음입자로 내리는 가루눈, 구형이나 원추형으로 직경이 2~5mm 정도인 싸락눈 등이 있다. 동우도 있는데 이것은 우적이 낙하 도중에 얼어서 내리는 현상이다.
그러면 눈은 어떤 조건이 되어야 만들어지는가? 첫 번째로 비가 내리려면 물방울을 끌어 모으는 응결핵凝結核이 있어야 하듯이, 눈을 생성시키려면 승화핵昇華核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승화핵은 대기 중에 극소수로 있기 때문에 눈을 만드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따른다. 구름은 물과 얼음이 공존하거나, 물 또는 빙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하 40℃ 이하에서는 전부 빙정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물과 빙정이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물방울과 얼음알갱이가 공존할 때 얼음알갱이에 물방울이 충돌하면서 얼음알갱이의 질량이 증가되어 눈으로 내린다. 세 번째는 낙하하는 얼음입자끼리의 충돌병합에 의해 내리는 것이다. 대기의 온도가 영하 5℃ 보다 높으면 서로 부착하는 정도가 높아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낮으면 싸락눈으로 내린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에서 많은 눈이 내릴까? 1971~2000년(30년)의 기후자료를 보니 당연 강원도에서 많은 눈이 내린다. 신적설(일계기준) 연 합계를 살펴보면 대관령에서 240cm 이상 내린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남북도 지방은 30~70cm 정도인데, 대전이나 금산지역은 30~40cm, 충북북동지역인 충주, 제천지역은 40~70cm 정도 내린다. 충남 서해안의 경우 한랭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고 찬 공기가 서해안으로 내려와서 온도곡이 형성되면 서산지방을 비롯하여 보령, 부여지방에서 자주 많은 눈을 보이기도 하는데 북쪽으로는 천안지방과 대전서쪽지역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역적으로 눈의 양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크게 보아 북쪽으로 차령산맥, 남쪽으로는 노령산맥이 자리하고 있는 분지로 지형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륙고기압이 이동해오면 왜 많은 눈이 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고기압권에 들면 날씨가 좋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찬 기류를 이끌고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기 때문이다. 사실 시베리아 고기압은 매우 안정된 고기압이다. 그러나 상공 높은 곳까지 발달하는 고기압이 아니기 때문에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서해상을 지나오는 동안 아래쪽부터 변질되어 불안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동일거리에서 기압차가 크기 때문에 바람도 강하게 불고, 북서풍을 타고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이 내륙지방까지 내리게 되는 것이다. 눈이 내린 후에는 한파가 내습하는 경우가 많다. 2010년 1월 7일 철원의 경우 영하 25.6℃(서울 영하 13.6℃, 대전 영하 10.0℃)까지 내려갔다.
최근의 폭설과 한파는 한반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지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동부에서 7명이 사망했고 비상사태까지 선포되었으며 유럽에서는 80여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2010년 1월 12일 기준으로 서울지방 낮 최고기온이 0℃ 이하인 날이 21일,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인 날도 12일이나 되었으며, 평년과 비교해 보면 각각 11.3일, 7.5일 더 많은 날이다. 눈 예보는 기상청에서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과학적인 예측에 한계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1cm 예상에 2.6cm의 눈이 내렸다고 비난을 받아야 하고, 2시간 빗나간 예보에 또 곤혹을 치러야하는 필자의 근무지인 기상청이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다. 이제 숫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싶다. 과거보다는 더더욱 성숙된 국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조금만 더 기상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기상청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첫눈이 올 때 세 번 집어먹으면 감기에 안 걸리고, 첫눈 오는 날 세 번 넘어지면 재수가 좋다’라는 속담도 내려오고 있으니 우리 모두 재미있는 눈의 나라로 빠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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